지난 주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낮까지, 남이섬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그 전 주말(24일 포스트)에는 너무 붐벼서 새보다는 사람구경을 한 기분이었는데요, 이번엔 평일이라 꽤 한산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제가 지난번보다 부지런한 일정으로 탐조를 했기 때문인지 더 다양한 새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탐조 시간 21:30 ~ 01:00, 04:30 ~08:30
* = 섬 외부 관찰종
굵은 글씨 = 번식 확인
원앙 / Mandarin Duck
흰뺨검둥오리 / Eastern Spot-Billed Duck
검은댕기해오라기 / Striated Heron
왜가리 / Grey Heron
중대백로 / Great Egret
민물가마우지 / Great Cormorant
멧비둘기 / Oriental Turtle Pigeon
검은등뻐꾸기(s)* / Indian Cuckoo
벙어리뻐꾸기(s)* / Oriental Cuckoo
뻐꾸기(s)* / Common Cuckoo
소쩍새(s)* / Oriental Scops Owl
올빼미(유조:2) / Eastern Tawny Owl(juvenile:2)
솔부엉이 / Northern Boobook
쏙독새(s)* / Grey Nightjar
파랑새 / Oriental Dollarbird
호반새(s)* / Ruddy Kingfisher
쇠딱다구리 / Japanese Pygmy Woodpecker
오색딱다구리 / Great Spotted Woodpecker
까막딱다구리 / Black Woodpecker
청딱다구리(s) / Grey-headed Woodpecker
꾀꼬리 / Black-naped Oriol
까치 / Eurasian Magpie
큰부리까마귀 / Large-billed Crow
곤줄박이 / Varied Tit
쇠박새 / Marsh Tit
박새 / Eastern Great Tit
직박구리(s) / Brown-eared Bulbul
동고비(유조:1, 성조와 함께 있음) / Eurasian Nuthatch(juvenile:1, with 1 parent bird)
되지빠귀(s)* / Grey-backed Thrush
호랑지빠귀 / White’s Thrush
큰유리새(s)* / Blue-and-white Flycatcher
흰눈썹황금새 / Yellow-rumped Flycatcher
참새 / Eurasian Tree Sparrow
+미동정 할미새류(s-알락할미새 추정)
총 33종
저녁부터는 음악소리가 줄어들어 밤의 섬내부는 아주 고요했고, 밤 11시쯤 조명이 모두 소등되어 야간탐조를 하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여전히 강 건너 유흥/숙박업소들은 시끄러웠지만…
작년에 올빼미가 둥지를 틀었던 기록이 있는 나무에 솔부엉이가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경계하며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보아 올해는 그 녀석이 거기에 둥지를 튼 듯합니다. 그 솔부엉이를 제외하면 야간 관찰종의 대부분은 강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동정한 것입니다. 사실 그 날 밤에 재미있었던 것은 새보다는 다른 동물들이었는데요, 하늘다람쥐(최소 2마리)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메타세쿼이아, 전나무 등 침엽수를 선호하는 듯 했습니다. 오소리와도 마주쳤는데 한옥 대청마루 밑의 굴 속으로 들어가 숨었습니다. 덩치가 꽤 크면서도 구멍에 빨려들어가듯 날렵하게 사라졌습니다.
해가 뜨고 난 뒤부터 조금씩 비가 내렸습니다. 밤새 고성방가를 하던 강 건너편이 조용해지고, 섬 전체가 새소리로 가득했습니다. 검은등뻐꾸기, 뻐꾸기, 벙어리뻐꾸기와 꾀꼬리의 소리가 가장 이른 시간부터 지속적으로 들렸으며, 춘천 방향의 강 기슭에서 호반새의 song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날 밤에 확인한 솔부엉이는 예상대로 계속 그 나무에 앉아있었습니다. 까막딱다구리 수컷이 Drumming을 하는 모습도 관찰되었고 해가 완전히 뜬 이후에는 올빼미 유조 2개체가 성조 1개체와 함께 있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성조는 다른 분들이 확인했는데 날아가버려서 저는 유조만 확인했습니다). 오전 탐조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청설모가 꾀꼬리의 알을 포식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지상으로부터 3미터 정도 되는 둥지였는데, 부모 꾀꼬리들이 아무리 공격해도 개의치 않고 알을 깨먹다가 유유히 입가를 닦으면서 내려오더군요. 무사한 알이 남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8시경, 탐조가 끝나갈 때쯤 청설모와 다람쥐를 빼고는 대부분 동물들이 모습을 감췄습니다. 한낮의 더위 때문이기도 하고, 주말의 엄청난 관광인파가 몰려왔으니까요. 그 많은 동물들이 다 어디로 숨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아침처럼 조금만 한산해도 동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말이죠. 섬의 관광객 인원을 제한하고(주말만이라도…!), 저녁시간의 소음과 조명을 줄인다면 남이섬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야생동물들이 찾아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