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ervation

가창오리 Sibirionetta formosa에 관한 주요 사실

글: Dr 나일 무어스, 새와 생명의 터 상임대표 2025년 1월 28일

최근 언론은 2024년 12월 29일 대한민국 남서부에 위치한 무안에서 발생한 끔찍한 항공기 사고에서 충돌한 조류는 가창오리(Baikal Teal Sibirionetta formosa)인 것으로 보도하였다. 이는 양쪽 엔진에서 피와 깃털이 발견됨으로써 확인되었으므로 비행기가 이 종의 무리와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게시물은 언론과 공항 조사관(및 의사 결정권자)이 관련 정보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될 가창오리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가창오리”Sibirionetta formosa가창오리 수컷, 한강, 연천군23년 3월 © 나일 무어스

가창오리(영명Baikal Teal. 학명Sibirionetta formosa, 예전 학명 Anas formosa)의 몸길이는 39-43cm(Carboneras & Kirwin 2020)로 몸무게 402-505g(Moores in Kear 2005)에 달하는 비교적 작은 몸집의 오리 종이다. (Moores in Kear 2005).

러시아에서 번식하며 대한민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월동하며 특히 대한민국에서 가창오리 단일 종이 밀집해 있는 규모는 놀라운 장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월동기간은10월부터 혹은 11월부터 3월 사이이다.

국내에서 12월과 1월에 보이는 일부 가창오리 떼는 수십만 마리가 모여드는데, 현재 전 세계 개체 수는 50만~70만 마리로 추정된다(Wetlands International 2025).

한때는 천연의 광활한 범람원 서식지였던 가창오리의 겨울철 주요 서식지는 대규모 매립지(천연 습지에서 기계 장비를 통해 인공 습지 및 육지로 전환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논으로 둘러싸인 큰 호수이다. 가창오리는 주로 논바닥에 흩어진 낱알을 먹으며(새들이 걸어가며 먹이를 주워 먹는 ‘방목’), 그 위치는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거리이며 물이 흐르지 않는 개방된 곳에서 빽빽하게 무리를 지어 서식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서식지에서의 가창오리

“낮 동안에는 효율적이게 밀집된 단일종 집단으로 휴식하며, 늦은 저녁과 밤에는 도요·물떼새처럼 구름 속으로 날아다니며 흘린 쌀과 곡물을 찾습니다(Allport 외. 1991). 저녁 비행에서는 종종 소용돌이치는 무리로 정교한 “공중 발레”를 연출하는데. 일반적으로 한 무리로 보금자리를 떠나지만 재빠르게 더 작은 무리로 나눠 지기도 한다. 상당 수는 동이 트기 전에 돌아오고, 거의 모두가 일출 전에는 낮 시간을 보내는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방해받지 않는 한 휴식 중에는, 오후 중반까지는 거의 활동하지 않는다.”(Moores in Kear 2005).

아침의 가창오리 떼, 2024년 1월, 금강하류 © Duncan Dine
늦은 오후, 가창오리 떼. 2024년 1월 © 나일 무어스
저녁시간의 가창오리 떼. 금강하류. 먹이를 찾아 논으로 날아가는 모습 © Duncan Dine.

금강 하류, 저녁 비행 중인 가창오리 떼.

2024년 1월 © Nial Moores

멀리 보이는 무리는 항공조종사들에게는 얇은 띠의 회색 구름처럼 보일 수도 있다

가창오리는 낮시간에 휴식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고를 조사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의문이 있다.

  • 가창오리 떼가 일출 후 한 시간이 넘은 시각에 항공기 착륙 경로에서 충돌할 만큼의  높은 고도를 비행하고 있었는가?
  • 무엇이 쉬고 있던 그들을 놀라게 했는가?
  • 그들은 어디에서 쉬고 있었을까?
  • 그리고 그들의 보금자리가 공항으로부터 8km 또는 13km 이내에 위치했다면,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지침을 고려했을 때 공항의 야생동물 위험 관리 프로그램은 적절했나?

대한민국에서의 가창오리 서식지는 아주 잦게 쇠기러기Anser albifro 큰기러기 Anser serrirostris 가 함께 이용한다. 이 종들은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무안(그 외 백령도, 화성, 서산, 새만금에서 제안된 공항지도 마찬가지)처럼 매립지나 논에 인접한 지역에 건설된 공항지라면 조류 충돌의 위험성은 아주 높을 수 있다.

활주로 남동쪽의 무안 저수지와 넓은 논밭이 있는 무안국제공항을 보여주는 구글 어스 이미지.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 후원으로 실시하는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센서스)’ 는 국내에서 보다 중요하다고 알려진 물새 도래지 약 200곳을 대상으로 한다.

2024년 1월(입수할 수 있었던 가장 최근의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  데이터)에는, 무안 저수지를 이용한 가창오리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저수지 안팎에서 큰기러기 1,157마리, 흰뺨검둥오리 412마리가 관찰되었다(NIBR 2024)

더욱이, 2021년 1월 센서스에서는 무안국제공항 남쪽의 무안-목포 해안(즉, ‘제1활주로’에 착륙하는 항공기의 비행 접근 경로 상)에서 35,000마리의 가창오리가 기록되었다(NIBR 2018-2023).

겨울철 센서스는 물새의 각 지역 이용 정도나 지역 간 이동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구축하기에는 그 시행 빈도가 충분하지 않다. 게다가 겨울철에 가창오리는 대부분 ‘떠돌이’성향을 띠고 있다(Moores in Kear 2005). 매일 밤 최대 30km까지 퍼져 나가는 것 외에도(Tajiri et al. 2014), 가창오리는 종종 둥지를 틀고 있는 호수가 얼어붙거나 눈에 덮여 먹이를 구하지 못할 경우 훨씬 더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그로 인해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 인근의 금강 하류(Yu et al. 2014)는 가창오리가 자주 찾는 곳임에도 거의 매일 개체 수가 변동하고 있다.

물새의 증가는 조류 충돌 위험의 증가를 의미하는가?

국제민간항공기구 (International Civilian Aviation Organisation, 이하 ICAO)에서 발표한 일부 자료는 국내에서도 가끔씩 이용되는데, 물새 보전 조치의 성공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한국에서도 조류 충돌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사실일 수 있지만, 특히 데이터의 잠재적 편향성(예: 관찰자의 경험 증가, 장비의 개선, 예년에 비해 늘어난 관찰 현장 수 등)을 고려할 때 겨울철 조류 센서스 데이터는 국내의 이러한 주장을 강력하게 뒷받침하지 못한다(표 1).

표 1. 최근 5차례의 겨울철 조류 센서스 조사에서 확인된 조류의 수와 ‘새와 생명의 터’가 겨울철에 조류 충돌 위험도가  높은 종으로 선별한 물새 종의 수.

 2018-20192019-20202020-20212021-20222022-2023
Grand Total1,469,3831,628,8731,445,5281,745,7231,689,084
Geese, Swans and ducks1,045,2321,135,882940,5691,210,7301,100,233
Baikal Teal355,116406,351304,521435,962420,824
Greater White-fronted Goose178,326182,608117,670139,859127,843
Tundra Bean Goose108,84087,88183,316108,258103,017
Great Cormorant17,63423,08825,80938,83228,093

서식지 손실과 과도한 사냥 등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했던 50년 전보다 현재 발견되는 가창오리의 개체 수가 훨씬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09년 1월에 겨울철 조류 센서스에서 기록된 가창오리의 최대 개체 수는 100만 마리가 넘었지만 2011년 이후 모든 겨울에는 60만 마리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전국 겨울철 조류 센서스 집계로는 2023년 12월과 2024년 1월에 각각 335,610마리와 362,531마리였으며(NIBR 2024), 후자의 개체 수는 해당 센서스에 기록된 전체 조류 개체 수의 24.1%를 차지했다.  이러한 데이터에 따르면, 가창오리는 대한민국에서 겨울철에 가장 흔한 오리 종이자 센서스 기간 동안 가장 많이 기록된 조류이다.

그림 1-3. 전국 겨울철 조류 센서스 데이터(MOEK/NIBR 1999-2023).

그림 1: 왼쪽 그래프는 연도별 국내 가창오리 개체수,오른쪽 그림 2는 겨울철 센서스 기간 중에 나타난 규칙적인 패턴(녹색 점은 전체 센서스 집계수의 3분의 2 이상에서 “가창오리”가 기록되었음을 나타냄),그림 3은 풍부도를 나타내며, 가장 크고 옅은 점은 10만 마리 이상의 가창오리 개체수(2022년 12월)를 나타낸다. 새와 생명의 터 회원이자 전 웹사이트 관리자인 안드레아스 김이 정리한 수치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에서 조류 충돌 사고가 증가하는 것은 물새의 개체 수 증가 때문이 아니라 항공기의 비행 횟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겨울철 조류 충돌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가장 많은 수의 물새가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에 위치한 공항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로써 국내의 항공 안전에 관한 검토는 훨씬 더 심각하게 조류 충돌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안뿐만 아니라 매립지 및 습지 인근(예: 백령도, 화성, 서산, 새만금, 부산, 제주)의 여러 공항 후보지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가 필수적이다.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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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Carboneras, C. and G. M. Kirwan. 2020. Baikal Teal (Sibirionetta formosa), version 1.0. In Birds of the World (J. del Hoyo, A. Elliott, J. Sargatal, D. A. Christie, and E. de Juana, Editors). Cornell Lab of Ornithology, Ithaca, NY, USA. https://doi.org/10.2173/bow.baitea.01

Moores, N. 1996. The Baikal Teal in South Korea. Hong Kong Bird Report 1995:231-35. Published in 1996.

Moores, N. 2005. Baikal Teal. (pp. 605-608 in Keir [ed.] Ducks, Geese and Swans. Volume 2, published by Oxford University Press.

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NIBR). 2018-2023. National Winter Census, conducted under the auspices of the Ministry of Environment. NIBR, Incheon, Republic of Korea.  (in Korean: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 2008-2023. 국립생물자원관: 대한민국 인천.). Accessed through database built by Andreas Kim at: https://www.andreas-kim.de/MoE/MoE-Winterbird-Censuses-Species-V2.html

NIBR. 2024. 2023-2024 Winter Waterbird Census of Korea. Conducted under the auspices of the Ministry of Environment. NIBR, Incheon, Republic of Korea.  Accesed in January 2025 at: https://species.nibr.go.kr/board/viewPost.do?boardNo=249&artNo=35942&vmode=V

Tajiri H., Sakurai Y., Tagome K et al. 2014. Satellite telemetry tracking of Baikal Teals (Anas formosa) in annual migration wintering in Katano-Kamoike, Central JapanPages 311- 316.  In Proceedings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istribution, Migration and Other Movements of Wildlife, Vladivostok, 25–27 November 2014.

Wetlands International. 2025. Waterbirds Populations Portal. Accessed in January 2025 at: https://wpe.wetlands.org/

Yu J-P., Han S-W., Paik I-H. et al. 2014. Status of wintering populations of the baikal teal (Anas formosa) in Geumgang River, Korea. Journal of Asia-Pacific Biodiversity. Vol 7., Issue 2, Pages e213-e217. (at: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287884X140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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