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 무어스, 백승광, 이수영, 장량, 이수진, 김희송
아래는 새와 생명의 터가 연천군과의 계약하에, 국제적으로 중요한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에서 수행한 3월 3주간의 조사에서 확인된 대표적인 조류와 그 의미들이다. 전체적으로 우리는 이번 조사에서 조류 93종을 기록했으나, 불행하게도 바로 이 기간 동안 재두루미 두 마리 사체가 확인되었고 원인은 조류독감이었다. 분명히 이 두 마리가 발견된 곳은 최근 동물 분뇨를 “거름으로” 주어서, 2월 말에 독수리가 70마리 가깝게 몰려든 경작지 또는 거기와 무척 가까운 곳이었을 것이다.

3월 1일: 12월 중순 이후 호사비오리 성조 수컷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사비오리의 북상 이동이 시작되어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을(그리고 아마도 대한민국의 다른 지역 또한) 지난다는 뜻이다.
3월 4일: 우리의 전일 물새 조사 첫날,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호사비오리 성조 수컷 11마리를 포함하여 세계 개체수의 거의 1%를 발견했고, 흰비오리와 흰뺨오리 교잡종 하나(먼저 2월에 보았던 녀석)가 계속 머물고 있었으며, 최소 18마리의 가창오리, 그리고 여전히 많은 수가 머물고 있는 재두루미와 두루미 사이에 혼자 있는 검은목두루미를 발견했다. 많은 수의 두루미는 민간인통제구역에, 그 가운데에서도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로 곧 지정될(많은 부분 백승광 님의 쉼 없는 노력 덕분!!) 지역에 서식했다. 또 물때까치 1마리, 흰점찌르레기 1마리를 보았는데 이들은 이른 봄 이동 중이었을 것이고, 30마리 정도의 밀화부리는 대부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로서는 이 봄에 처음 만나는 꼬마물떼새들 말고도, 흰목물떼새들이 구애를 위해 적극적으로 과시용 비행을 시작한 게 눈에 띄었다. 지금까지 우리 조사를 통해 생물권보전지역 내에서 이 국가적인 취약종 영역을 20군데 넘게 발견했다. 그러나 많은 영역들은 강까지 들어가는 차량들 탓에 위협받고 있었다. “공짜 캠핑”을 하려는 차량들이 흰목물떼새가 둥지를 트는 자갈톱까지 점령하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생물권보전지역 핵심구역의 일차적인 기능으로서, 이는 UNESCO(2021). 지침에 명백히 서술되어 있다. 교란 그리고 일부 경우에 차량들로 인한 물떼새 둥지의 파괴는 이 지침과 양립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3월 6일: 다시 북상 이동하는 수많은 새들이 관찰되었다. 떼까마귀 무리들과 몇몇 맹금들이 북쪽으로 날아갔다. 쇠기러기의 세계적으로 중요한 밀집도를 확인하고 있던 중(2800마리 넘게 세고 있을 때) 기쁘게도 조사를 방해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새와 생명의 터 연천 회원들인 장량, 이수진, 김희송이 청도요 한 마리를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들은 연천의 다른 곳에서 조사 중이었다(회원들이 수행하던 조사는 고맙게도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가 후원하는 사업이다) 우리는 짬을 내서 이 새를 보러 갔다. 청도요는 우리와 가까운 거리에서 오랫동안 게걸스럽게 먹이를 찾아 먹다가, 따스한 봄 햇살 아래 깜빡깜빡 졸곤 했다. 아름답다! 초저녁에 만난 쇠부엉이 또한 적어도 나일 무어스로서는 연천에서 처음 만난 녀석이었다.



3월 7일: 상당한 수의 기러기가 북상 이동했다. 80분 만에 큰기러기가 1200마리 넘게 북쪽을 향했다. 육상 조류들로는 쑥새 작은 무리들 여럿, 멧종다리 여섯 마리, 멋쟁이 한 마리, 양진이 한 마리가 3월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발견되었다. (이번 겨울은 안타깝게도 연천에서 작은 새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 아마도 산에 눈이 쌓이지 않아서일 것이다.) 가장 속상했던 장면은, 임진강 옆에 새로 개통된 길로 자전거를 탄 사람이 지나가자 17마리 호사비오리 무리가 한꺼번에 날아올라 도망친 일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한 시간 뒤 헬리콥터가 낮게 날자, 북쪽으로 3km 거리에 있는 한 지역에서 다시 한꺼번에 날아올라 도망쳤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간섭이 없거나 최소한일 때 특정한 생태계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유네스코(2021) 가이드라인에서 설명하고 있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구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Rustic Bunting Emberiza rustica 쑥새 © Nial Moores
3월 8일: 우리 조사에서 처음 만난 깝작도요(이튿날 다른 강에서 또 만났다)와 또한 우리 조사에서 처음 만난, 봄 이동 중인 댕기물떼새들을 보았다. 호사비오리 수는 더 늘었다. 국가적인 절멸위급종 낭비둘기를 적어도 세 마리 보았다. 봄 이동 중의 청머리오리가 구애를 위해 과시하는 행동은 나로서는 처음 보았다. 수컷 두 마리가 길게 늘어진 “초승달 모양의 날개깃”을 들어 “고정”해서 검은색의 틀처럼 만드니 엉덩이 쪽의 흰 부분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었다. 이런 대비를 보여줌으로써, 그렇지 않으면 무심한 듯한 암컷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 같았다.



3월 10일: 이 내륙 지역을 지나가는 북상 이동 조류들을 또다시 분명히 본 날. 가장 먼저 흰꼬리딱새로 생각되는 지저귐이 덤불 속에서 들려 왔고, 그 아래쪽으로 얼음이 녹은 지 얼마 안 된 작은 못에 큰부리큰기러기 47마리가 있었다. 그리고 이 봄에 처음 만나는 중대백로를, 뒤이어 적어도 7마리의 원앙을 보았다. 투명한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절정은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함께 있는 무리였다. (고라니 한 마리가 두루미들을 골려 주듯 장난치고 있었다) 세 종류의 기러기류가 아직 녹지 않은 강 위에서 쉬고 있었다.




3월 11일: 현장에서 보낸 몇 시간. 따로 시간을 마련하여 연천군 공무원에게 호사비오리와 그 서식지를 보여주었다. 딱 두 군데에서 세계 개체수의 거의 2%를 보았는데, 현재까지 이 봄 최고의 수치이다.

3월 12일: 비구름대에 앞서서 내륙을 통해 북상 이동하는 조류들이 굽이굽이 흐르는 임진강을 거슬러 날아갔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성조 괭이갈매기 두 마리, 한국재갈매기 12마리, 붉은부리갈매기 네 마리가 상류 방향으로 날아갔다. 22마리 홍머리오리 한 무리가 상류 방향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하류 방향으로 날아오더니 또다시 날아갔는데, 90분 뒤에는 5km(육로)에서 10km(강에) 더 상류 쪽에서 보였다. 이 임진강 구간은 유도와 한강-임진강 하구에서 북동쪽으로 약 50km 상류 지점이다. 확실히 이곳은 물새들이 러시아 극동지역을 향해 갈 때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구간이다. 원산 만(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동해안) 앞바다는 연천에서 북동쪽으로 직선거리로 145km에 불과하고 거기까지 주로 너른 들판을 지나가면 되지만, 정동향으로 바다까지는 최소한 170km 거리인데다가 숲이 우거진 높은 산악지대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3월 21일: 여전히 일부 호사비오리가 머물고 있다. –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이 호사비오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원앙들과 흰목물떼새들도 아직 있다. 또 중요한 것은, 오늘 19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연천군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핵심구역과 완충구역 3.5km 구간에서 호사비오리에게 가해지는 절박한 위협들에 대한 보전 대책을 상술(EAAFP 호사비오리 태스크포스, 관련 전문가들과도 공유하고, 요청에 따라 새와 생명의 터 회원들에게 알렸다)하고, 군청 공무원과 통화하여 우리 보고서에 관해 더 설명했으며, 군수님에게 메일을 보냈다. 군수님은 연천군이 진정한 지속가능발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2019년에 연천군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뚜렷한 진전을 이끈 분이다. 새와 생명의 터는 연천군과 군민들이 그 중대한 목표를 향해 가는 데 있어, 정직한 데이터와 “최상의 정보”로써 기꺼이 뒷받침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