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9일,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회견에서는 부산 신공항 부지 제안지인 가덕도의 생물다양성과 문화에 대하여 환경운동연합 산하 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소개됐다. KFEM이 기획하고 조직한 가덕도생태조사단(단장: 류종성 안양대 교수)활동의 일환으로, 새와생명의터는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의 철새조사를 맡았다.
서울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가덕도 생태조사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님들. 2022년 5월 9일
가덕도 생태조사단이 발표한 결과에는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상괭이(Narrow Ridged Finless Porpoise)와 국내 법정 보호종인 해초류 잘피에 대한 상세한 연구도 기술되었다. 아래는 어제(5월 9일)기자회견을 위해 새와생명의터가 작성하고 제출했던 조류조사에 관한 전체 내용이다.
작성: 나일 무어스 박사(새와생명의터 대표)22년 5월9일 기자회견 자료
- 가덕도 대항동에서 실시한 본 조사는 이동 중인 철새와 조류충돌 가능성 문제에 관한 예비조사이며 2021년 9월 12일과 2022년 3월 25일 사이에 실시했다(1, 2).
- 제안된 활주로 구역과 그 주변을 비행하는 모든 조류를 총 42시간 35분 동안 카운팅하였다(3). 각 날짜 및 새에 관한 대략적인 비행 방향과 고도를 기록하였다. 이는 미국 내의 연구에 따르면 조류 충돌사고의 4분의 3이상이 지면과 지상 300m 사이에서 발생한다(지면과 지상150m 사이에서 최다 발생)고 알리기 때문이다(4).
- 본 조사의 기록으로 총 6,400마리가 넘는 새들이 제안된 활주로 구역 상공을 비행하거나 지상 50m에서 900m 사이의 고도를 비행하는 것을 의심해볼 수 있다. 13종~ 14종에 달하는 맹금류 2,610마리와 갈매기, 까마귀, 왜가리와 같은 “기타” 대형 조류 1,922마리(일부는 지역 내에서 왕복하는 것으로 보이며 제안된 활주로 상공을 수차례 비행한 것으로 기록)가 이에 해당된다 (5).
- 이들 맹금류 중 일부는 국가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종이거나 국내에서 멸종우려종으로 간주되는 종이다 (6).
- 맹금류, 갈매기, 왜가리 및 몸집이 작은 종의 무리를 포함하여 우리가 관찰한 거의 절반에 이르는(43%) 새들은 제안된 활주로 상공을 비행할 시에 지상300m 사이를 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일부는 중국 (7), 유럽 (8), 미국 (9)의 사례처럼 조류 충돌 사고에 연관되어 왔다.
- 비행 방향과 조류종의 구성은 날짜에 따라 달랐는데, 대부분의 새들은 가을에 남쪽이나 남동쪽으로 이동하며, 3월에는 대부분의 새들이 북쪽이나 북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이는 계절 이동임을 시사한다. 계절 이동 중인 새들은 해상 횡단 시 최단 거리에 가까운 경로를 택하는 것 외에(10), 지리적으로 밀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제-가덕과 낙동강 하구를 잇는 해안은 한국과 일본 간의 해양 횡단 시에 이용할 최단 구간에 인접해 있다. 본 조사를 통해 가덕도는 한반도와 일본 서남부를 오가는 철새의 주요 이동 통로 상에 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11).
- 한국과 일본 사이를 오가는 것으로 알려진 조류종에 관련된 발간 문헌과 우리의 조사자료를 취합하면 대략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가덕도를 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12).
- 우리의 조사는 시간과 활동 면에서 매우 제한적이었다. 조류충돌의 위험을 줄이고 철새 종에 대한 부정적인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 국제공항 건설에 타당한 훨씬 더 강력한 조사활동이 필수적이다. 다수의 카운트 팀이 조사를 수행하는 것과 함께 가능할 경우에는 레이다를 이용한 연중 내내 조사가 필요하며 이로써 가덕도를 통과하는 조류의 이동을 파악하는 적절한 기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 게다가,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미연방항공국에서는 조류 충돌 및 생물 다양성을 해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공항 운영구역의 외곽 가장자리와 야생 동물을 유인하는 구역 사이에는 최소 반경 8km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는 것이다(13).
그림 1. 제안된 가덕도 신공항 운영 중심지로부터 반경 8km가 표시된 원
- 제안된 가덕도 국제공항은 낙동강하구의 핵심서식지에서 반경 8km 이내에 위치할 것이다. 낙동강하구는 람사르가 규정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인식되어 왔으며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철새도래지’로 매년 수만 마리의 물새를 지원하는 곳이다. 낙동강 하구에 서식하는 물새로는 큰고니, 큰부리큰기러기, 민물가마우지 등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떼를 지어 이동하는 대형 물새이기 때문에 공항에서의 항공기의 이륙과 접근 시에는 고위험종으로 간주될 수 있다(14).
주석
- 본 조사는 나일 무어스 박사(새와생명의터 대표)와 원종태님(통영-거제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을 주축으로 이성근님 (부산 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이 대항동에서 실시하였으며 환경운동연합의 소액자금을 지원받았다. 조사는 고정된 카운트 지점에서 삼각대에 설치한 고성능의 망원경과 쌍안경으로 실시했다
2. 조류충돌: “과거 100년간, 야생동물과 항공기의 충돌은 수 십 억대의 항공기 피해는 물론이고 전세계적 으로 수 백만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미연방항공국 교통부. 2007. Advisory Circular, HAZARDOUS WILDLIFE ATTRACTANTS ON OR NEAR AIRPORTS).
부산 가덕도 대항동에서의 조류 카운팅 모습
3. 설문 조사일 및 시간. 2021년, (1) 9월 12일(05:55-14;00); (2) 9월 18일(06:25-11:00); (3) 9월 24일(06:15-13:35); (4) 10월 3일(06:35-13:00); (5) 10월 13일(06:25-12:00); (6) 11월 4일(07:40-12:30). 2022년, (1) 3월 25일(07:15-13:00).
4. Dolbeer, Richard A., “Height Distribution of Birds Recorded by Collisions with Civil Aircraft” (2006). USDA National Wildlife Research Center – Staff Publications. 500. https://digitalcommons.unl.edu/icwdm_usdanwrc/500
5. 카운트 데이터가 수록된 엑셀자료는 요청 시 제공 가능.
6. 조사 중 기록된 일부 맹금류: 물수리 Pandion haliaetus, 벌매 Pernis ptilorhynchus, 초원수리 Aquila nipalensis (identification not confirmed), 붉은배새매 Accipiter soloensis, 조롱이 Accipiter gularis, 새매 Accipiter nisus, 참매 Accipiter gentilis, 솔개 Milvus migrans, 왕새매 Butastur indicus, 말똥가리 Buteo japonicus, 황조롱이 Falco tinnunculus, 비둘기조롱이 Falco amurensis, 새호리기 Falco subbuteo and 매 Falco peregrinus
7. Hu et al., (2020) A birdstrike risk assessment model and its application at Ordos Airport, China.www.nature.com/scientific reports.
8. European General Aviation Safety Team (2012). Bird strike, a European risk with local specificities. Germany-EGAST_GA6-bird-strikes-final.pdf
9. Dolbeer, Richard A., “Height Distribution of Birds Recorded by Collisions with Civil Aircraft” (2006). USDA National Wildlife Research Center – Staff Publications. 500. https://digitalcommons.unl.edu/icwdm_usdanwrc/500
10. For example, Bruderer, B. 1997. The Study of Bird Migration by Radar. Part 2: Major Achievements. Naturwissenschaften 84, 45–54; Bruderer, B. F. Liechti. 1999. Bird migration across the Mediterranean. In: Adams, N. & R. Slotow (eds), Proc. Int. Ornithol. Congr., Durban: 1983-1999, Johannesburg: BirdLife South Africa; Erni, B., Liechti, F. & B. Bruderer. 2005. The role of wind in passerine autumn migration between Europe and Africa. Behavioral Ecology 16:732–740 (doi:10.1093/beheco/ari046; Finlayson, J.1998. The Role of the Iberian Peninsula in the Palaearctic-African migration system: ecological, evolutionary, geographical and historical considerations at varying spatial and temporal scales. In Costa, L.T., Costa, H., Araújo, M. & Silva, M.A. (eds.) Simpósio sobre Aves Migradoras na Península Ibérica. SPEA e Universidade de Évora, Evora. 2-32; Riddiford, N.1985. Grounded migrants versus radar: a case-study. Bird Study, 32: 2, 116-121.
11. 일부 조류종에 있어 한국과 일본 간의 대규모 이동은 문헌화가 잘되어 있다. 그 예로 아시아맹금류보존네트워크(http://www5b.biglobe.ne.jp/~nojiko/watari19.html)의 일본 해당 페이지와 2012년의 히구치(Higuchi, 조류학 학술지 153, 3-14)가 있다.
그림 2 한반도의 남동부와 우측 끝은 일본 대마도/쓰시마. 빨간점은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구글 지도 이미지
그림 3. 한반도를 오가는 새들의 주요 이동 통로. 구글 어스 이미지에 기초한 이미지
12. 본 조사에서는 제안된 활주로를 횡단하는 2마리 이상의 새들을 1분당 기록했다. 철새의 주요 계절 이동 시기는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다시 8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해당되는데, 즉 1년 중 180일 이상이 이들의 이동 시기이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