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하정문(서울대학교 행동 및 진화생태 연구실)
시일이 많이 지났습니다만 2주 정도 전에 시화호에 다녀왔었습니다. 주요 목적은 쇠검은머리쑥새 Emberiza yessoensis의 포획이었는데, 다른 연구실의 선배분을 도우러 가게 되었습니다. 가서 본 새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들판에서 매우 흔하게 번식하는 개개비사촌 Cisticola juncidis 외에도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종다리 Alauda arvensis, 그리고 많은 수의 쇠검은머리쑥새들이 관찰되었습니다. 시간을 늦게 간 차라 넓은 지역을 둘러보지는 못하고 쇠검은머리쑥새를 처음 발견한 좁은 장소에서 포획을 시도하였는데, 그 곳에서만 10개체 정도를 관찰했습니다. 비슷한 서식지가 주변에 매우 넓게 펼쳐져 있어서 면적 대비 개체수를 계산해보면 전체 개체수가 100마리는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기 상으로 이미 번식이 다 끝나가는 중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만, 특이하게도 먹이를 물고 나르는 모습을 한 번도 관찰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쌍을 이루고 덤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볼때 둥지도 있는것 같았지만, 먹이를 물고 나르지 않고 이소한 새끼들도 없었으며, 수컷이 계속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볼 때, 이 종 (혹은 시화호 개체군)의 번식 시기가 생각보다 많이 늦게 시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포획된 개개비사촌 Cisticola juncidis 어린새 © 하정문
포획된 쇠검은머리쑥새 Emberiza yessoensis 암컷 © 하정문
황금벌판을 연상케하는 쇠검은머리쑥새 번식지 © 하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