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도요·물떼새를…

‘안전하게’ 도요·물떼새를 대상으로 조류독감을 검사하는 법

: 나일 무어스 박사 (‘새와 생명의 대표)   

번역: 이정규 (전문번역가/새와 생명의 자원활동가)

2012 9 5

사진 1: 도요물떼새장바구니’ – 이게 제대로 취급 방식일까

유부도, 2012 9 4 © 이정규/새와 생명의

2012년 9월 4일, ‘새와 생명의 터(Birds Korea)’소속 2명(나일 무어스박사, 이정규)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통로 파트너쉽(EAAFP)’ 사무국장과 직원4 명은 금강 하구에 있는 유부도를 방문하였다. 잘 알려진 람사르 보호구역인 유부도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의 도요·물떼새가 이용하는 잠자리이기도 하다 (나일 무어스 박사는 8월 3일 이 섬에서 약 16,000 마리의 도요·물떼새를 관찰한 바 있음). 우리는 잠을 자고 있거나 썰물 때 쉬고 있을 멸종위급종(CR)인 넓적부리도요Eurynorhynchus pygmeus를 관찰할 계획으로 만조 때인 오전 5시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8월 말부터 이 곳에서 최소 6마리의 넓적부리도요가 발견되었다).

두 단체가 함께 방문한 것은 그저 전 세계에서 가장 멸종위기에 처한 이 매력적인 새를 보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새와 생명의 터’는 2004년부터 넓적부리도요 대책위원회의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활동해왔고, EAAFP는 2010년 대책위원회를 공식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두 단체는 9월 3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넓적부리도요의 보전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http://www.birdskoreablog.org/?p=5809). 또한 EAAFP 사무국은 EAAFP가 지정한 도요∙물떼새 구역인 유부도와 금강하구의 도요∙물떼새를 보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해변에서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동안 세 남자가 리어카를 끌고 지나갔다. 이들이 첨벙거리며 지나가자 수백 마리의 새들이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어두운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해변이 물에 잠기지 않은 유일한 장소였기 때문에 새들은 곧 되돌아왔다. 오전 6시 30분이 되자 날이 밝아왔고, 우리는 해변에서 잠자고 있던 넓적부리도요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후방 20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한 쪽 다리가 부러진 세가락도요Calidris alba와 거의 빈사상태인 멸종취약종(VU) 붉은어깨도요Calidris tenuirostris가 보였다.

걱정이 된 우리는 오전 7:00 무렵, 해변을 따라 더 안쪽으로 이동하였다. 우리가 넓적부리도요를 발견한 데서 200미터도 채 되지 않는 장소에 상당한 길이의 안개그물 2개가 길게 펼쳐져 있고 아까 본 세 남자가 도요·물떼새를 그물에서 떼어내고 있었다. 잡힌 새들은 대략 10개가 넘는 양파 자루처럼 생긴 녹색 나일론 망에 담겨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10~20 마리나 되는 새가 서로 포개져 들어있는 자루도 있었다. 대부분 새들에게서 스트레스를 받은 표시가 분명하게 보였고, 여러 마리는 여전히 그물에 걸려 있는 채로 있었다.

우리는 포획원에게 다가갔다. 이들은 물어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대신 자신들이 농림수산부를 위해 일하며 조류독감(AI) 감염 여부를 조사하는데 필요한 “흔한” 도요·물떼새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와 있다고 말했다. 그 중 한 명은 희귀종 혹은 보호종은 풀어줄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자신이 보여주던 그물자루에 들어있던 새가 어떤 새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새들이 처한 상황이 너무 열악했기 때문에 포획원들의 항의에도 새들을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내가 풀어준 그물망에서 전 세계적으로 멸종취약종(VU)인 알락꼬리마도요Numenius madagascariensis붉은어깨도요 외에도 큰왕눈물떼새Charadrius leschenaultii송곳부리도요Limicola falcinellus, 중부리도요Numenius phaeopus 가 1마리씩, 그리고 다수의 민물도요Calidris alpina, 흰물떼새Charadrius alexandrinus, 왕눈물떼새Charadrius mongolus, 세가락도요, 좀도요Calidris ruficollis, 뒷부리도요 Xenus cinereus 등 수십 마리의 도요·물떼새가 들어있었다.

사진 2: 새들을 풀어주다. 유부도, 2012 9 4. ©이정규/새와 생명의

그물자루 하나에는 뒷부리도요 한 마리가 죽어있었고, 몸이 젖은 민물도요 한 마리는 등과 양쪽 날개 아래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대부분 새들은 풀려나자마자 바로 날아갔지만, 몇몇 새들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사진3: ‘장바구니안에 죽어있던 뒷부리도요. 유부도, 2012 9 4. ©이정규

사진 4: 깃털을 많이 잃어버린 민물도요. 풀려난 후에도 날지 못하고 갯벌에서 떨고 있다.

유부도, 2012 9 4. ©이정규

EAAFP 사무국 밀링턴 소장과 함께 우리는 그 때까지 그물에 걸려 있던 도요·물떼새들도 풀어주었다. 흰물떼새 한 마리는 무사히 풀려났지만, 피를 흘리고 있던 다른 왕눈물떼새 한 마리는 상태가 좋지 않아서 곧 죽을 게 확실해 보였다.

사진 5: 안개그물에 엉켜있던 흰눈물떼새를 풀어주고 있다. 유부도, 2012 9 4. ©이정규

기술도 판단력도 부족한 포획원에 우리 모두는 큰 충격을 받았고, 특히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수천 마리의 새들이 이용하는 람사르 구역에서 새를 포획하고 불필요하게 새들의 휴식을 방해하면서 전 세계적인 멸종우려종을 포함해 새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점이 우려되었다. 9월 4일 잡혀있던 새들 중 5%에서 10%가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EAAFP 사무국의 밀링튼 소장이 지적한 것처럼,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새 몇 마리는 심하게 다쳐서, 상처 때문에 죽거나 움직이지 못해 잡혀 먹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조류보전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조류독감을 비롯해 조류의 질병을 연구해야 할 필요성을 나는 잘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2006년 대한민국의 조류독감 발생을 조사하는 식량농업기구(FAO) 특별사찰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CMC 2006).‘새와 생명의 터’ 웹사이트를 통해 조류독감 문제를 광범위하게 다루었고  (http://www.birdskorea.org/Our_Work/H5N1/BK-H5-Poultry-Flu.shtml 참조), 그래서 2007년에는 람사르 총회 과학기술 리뷰 패널의 전문가 모임에서 대중들의 조류독감에 대한 인식에 대해 발표해달라는 초청을 받기도 하였다. 우리 단체는 조류독감으로 새들이 죽기도 하고, 양계업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것은 물론 감염된 새와 접촉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한다는 것을 (당연히)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도요·물떼새들이 저병원성 조류독감을 옮기는 경우가 있기는 해도, “도요∙물떼새들이 고병원성 H5N1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옮기거나 퍼트리는 것 같지는 않다” (FAO 2007)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H5N1는 최근 연구가 집중되고 있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이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는 정부에 고용된 사람들이 전문가 단체와 조류독감 전문가들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무시했다는 점에 정말 염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아래와 같은 점들이 우려된다.

  1. 1.     도요·물떼새가 조류독감에 감염되었는지 여부는 포획 외에 훨씬 덜 침습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호주에서 (도요·물떼새를 포함한) 물새 21,000 마리를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샘플의 2/3는 새똥에서 채취한 것이었다 (Hansbro 외2010). 이런 접근 방식을 사용하면 새들을 교란하거나 상처 입히지 않고도 대규모로 샘플을 채취할 수 있다.
  2. 2.     그물로 새를 잡을 때는 반드시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 EAAFP는 이미 몽고에서 조류독감 연구자들의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하였다 (“몽고에서 도요·물떼새 연구와 보전 역량 강화 워크숍 및 탐험 Building capacity for shorebird research and conservation in Mongolia – the 2012 workshop and expedition” 참조, 웹 사이트: http://www.eaaflyway.net/partnership-news.php).
  3. 3.     게다가, 식량농업기구(FAO)는 새를 포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포획의 모든 단계에서 새들의 건강과 안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FAO 2007)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 식량농업기구의 가이드라인에서는 (특히 40-66쪽에서) 아래와 같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a)    다수의 새들이 잡힐 경우 현장요원들이 효과적으로 다룰 있도록 그물의 수를 제한하여야 한다.” 이 날 유부도에서 본 포획원들은 자신들이 다루기에는 너무 많은 새가 잡혔다는 점을 우리에게 인정하였다.

b)    포획 임무를 실행하기 전에 충분한 수의 (최소 4명의) 경험자가 있어야만 하며, 절대 안개그물을 지켜보는 사람 없이 야외에 이상 남겨두어서는 된다. 정상적으로는 최대 15분을 넘겨서는 된다.” 당일 현장에는 3명 밖에 없었다. 그 중 2명은 (대부분의 새가 잡혔을) 만조 때를 1시간 이상 넘기고 도착했고, 몇몇 새들은 그물에 걸린 만조가 2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그물에 걸려있었다.

c)     포획에 나서기 전에 일기예보를 모니터해서 새들이 저체온증이나 고체온증에 걸릴 있는 극한의 기후에서는 포획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가 때는 절대 안개그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그물에 잡힌 새들은 저체온증에 취약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당일 (텔레비전과 한국기상협회 웹사이트 모두) 오전 늦게 폭우가 예보되어 있었고, 실제로 아직 새들이 야외에서 그물자루와 그물에 잡혀있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새들을 대피시켜 보호할 곳도 없었다.

 

d)    조류독감을 조사할 H5N1바이러스를 갖고 있거나 의심이 되는 새들을 다뤄야할 때가 있다. 따라서 새와 샘플링 구역 사이에 병원균이 전염되지 않도록 적절한 예방책을 취해야 한다 (FAO 2006 참고).”나아가, 지역의 새들이 질병에 감염되었다는 징후가 확실하지 않더라도 위험 수위에 맞는 개인용보호용구(PPE) 착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FAO 2006 참고).” 포획원 3명 모두 장갑을 끼지 않았고, 여러 종의 도요·물떼새가 “한 자루에 뒤섞여” 있었다. 새들 사이에, 새와 사람 사이에 (그리고 장비를 통해 다른 구역까지) 병원균이 전달된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e)     야생 조류를 대상으로 현장 연구에서 가능하다면 부상을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새가 있을 경우 적절하게 훈련 받은 임상 수의사가 현장에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최소한 기본적인 구급상자를 장비 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 (FAO 2007, 66). 부상 입고 치료를 받은 새는 한 마리도 없었고 포획원들이 구급상자를 갖고 있거나 부상당한 새 치료법을 알고 있다는 증거도 없었다.

 

f)     몸의 상처에 더해, 쇼크와 무기력의 증상은 대개 비슷하다. 새들이 외부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아얼어붙은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본 새들 중 여러 마리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얼어붙은’ 것 같아 보였다.

 

 

g)    날개가 젖어 단열기능을 잃을 경우 추운 날씨에 저체온증이 일어날 있다저체온증에 시달리는 새들은 말려서 따뜻하게 주어야 한다.” 포획원들에게 새를 따뜻하게 할 만한 장비가 없었고, 잡혀있던 새들 중 민물도요 한 마리는 저체온증을 앓는 것이 분명했다. 우리가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잡혀있던 새들 모두 폭우에 노출되었을 것이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다친 새가 없었다거나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50176.html 참조), 숙련된 연구자에 의해 포획이 진행되었다는 주장은 분명 말이 되지 않고 사실도 아니다. 포획원들은 발표된 FAO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았고, 자신들이 다루고 있는 새들의 안전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최상의 데이터를 수집하면서도 새들의 복지도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부서나 대학의 연구자들이 지켜야 할 일련의 가이드라인을 (환경부나 농림부가) 제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나아가 ‘새와 생명의 터’는, 조류를 취급하는 이들을 보다 광범위하게 훈련시키고 이들의 활동을 제대로 모니터하는 것에 덧붙여, 아래의 지역에서는 조류 포획을 금지할 것을 제안한다.

a) 도요·물떼새 무리가 수면하는 구역,

b) 보호구역이나 람사르 구역 내,

c) (특별히 멸종우려종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라면) 전 세계적으로 멸종이 우려되는 종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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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논평을 환영합니다.

 

참고자료

CMC 2006. CMC MISSION REPORT. Understanding the potential role of wild birds in the epidemiology of the current HPA outbreaks in the Republic of Korea 13-21 December 2006. FAO special mission to the Republic of Korea.

FAO. 2007. Wild Birds and Avian Influenza: an introduction to applied field research and disease sampling techniques. Edited by D. Whitworth, S.H. Newman, T. For full text, go to:
http://www.birdskorea.org/Our_Work/H5N1/Downloads/FAO-Manual_5-Wild_Birds_and_AI.pdf

 

Mundkur and P. Harris. FAO Animal Production and Health Manual, No. 5. Rome. (also available at www.fao.org/avianflu) Downloaded on September 5th 2012 fromftp://ftp.fao.org/docrep/fao/010/a1521e/a1521e.pdf

 

Hansbro, P., Warner, S., Tracey, J., Arzey, K., Selleck, P., O’Reilly, K., Beckett, E., Bunn, C., Kirkland, P., Vijaykrishna, D., Olsen, B. & A. Hurt. 2010. Surveillance and Analysis of Avian Influenza Viruses, Australia.

Emerging Infectious Diseaseswww.cdc.gov/eif. Vol 16, No. 12, Dec.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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