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탐조대회: 무어스-로크리-최 팀

새와 생명의 터. 저는 2015년 탐조대회에서 최근에 가입하게 된 저희 단체의 이름의 의미를 그대로 경험하고 느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다양한 새들과 그들의 삶의 터전을 천천히 관찰하고 깨우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며, 특히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나눠주신 Dr. Nial Moores(나일 무어스 박사님), 그리고 Mr. Jason Loghry(제이슨 로크리 선생님)과 함께한 시간은 정말 특별한 영광이었습니다. ‘새와 생명의 터(Birds Korea)’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에서 새와 그들의 터전에 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다양한 환경보존 활동에 앞장섰으며, 더 나아가 대중의 인식고취와 교육에 이바지한 비정부 기구로서 오래 전부터 주시하고 있었던 단체입니다. 2년 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서 프로그램 인턴으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박사님, 그리고 선생님과 다시금 함께 활동할 수 있게 되어 뜻깊었습니다. 새와 인간, 그리고 모든 다른 생명체가 동등하게 존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제 모든 능력과 힘을 쏟아붓고 싶습니다. 나아가 동일한 사명을 가지고 힘쓰시는 비정부 기구 회원분들과 함께 활동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다양한 생명 공존(coexistence)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사회적 공공 정신 속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데에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생명의 터’를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조경학에 몸을 담고 공부를 하고자 국외로 떠나는 올해 8월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새와 생명의 터’의 멤버로서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Birdathon 2015 birdwatching

Mr. Jason Loghry and Dr. Nial Moores at Birdathon 2015 © Angela Choi

탐조대회는 제한된 지역에서 24시간 동안 가장 많은 조류 종을 관찰하고 동정하며, 이를 통하여 해당 생태계의 건강성을 확인하고 측정하는 일종의 탐조 경기입니다. 매년 이루어지는 탐조대회는 이제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의 여러 지역에서 진행 되어왔습니다. 또한 저희에게 절실히 필요한 여러 활동자금을 모으고, 대중들에게 조류 보존 인식을 널리 알리는 데에 큰 공헌을 하는 이벤트로 발전했습니다. 저는 이번 경기에 처음으로 참여해서 서툴렀던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기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이렇게 탐조대회 보고서를 국문으로 작성하여 게시하는 중요한 임무도 맡게 되었습니다. 이 보고서가 여러분들에게 있어서 새롭고 유익한 시각을 얻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Blue-and-White Flycatcher

Rough Sketch of Blue-and-White Flycatcher Cyanoptila cyanomelana 큰유리새 by Angela Choi

 

2015년 탐조대회는 군산과 새만금 일대와 어청도에서 5월 1일~ 2일 사이에 이뤄졌습니다. 처음 목표였던 150종에서 겨우 2종이 모자란 148종으로 끝마치게 되어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남아있으나, 그 촉박했던 24시간 동안 얻은게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함께 한 분들과 나눈 깊은 지식과 대화, 그리고 기나긴 여정의 기착지로써 잠시 쉬어가는 철새와도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되어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어청도에서 관찰하게 된 새들은 그 힘든 이동에 지친 듯한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 눈에 선하게 보여서 그 뛰어난 능력에 감탄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는 한국의 서해안 갯벌이 이토록 힘든 여정에서 지친 나그네들을 무한한 자원으로 보듬어 주었지만, 인간의 영향으로 인하여 제구실을 하지 못할 정도로 파괴되었고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상적이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목숨과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는 날개 달린 생명들의 삶, 이제는 함께 생각하고 존중해 줄 때가 오지 않았나 소원합니다.탐조여행은 매번 많은 깨우침을 선사합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유령처럼 잠시 머물다 포롱거리며 사라지는 새들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깜짝 놀랄 만큼 다양한 새들이 우리 주변의 환경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흔한 텃새인 까치부터 멸종 위기 종인 넓적부리도요까지 모두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멸종의 문턱에 서있는 종들에게는 저희의 관심과 노력이 각별하겠지요. 최근 들어 악화 일로의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감소를 경고하는 소식들은, 그만큼 우리들이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인 발전만을 우선시하여 잃게 된 우리 자원들입니다. 이러한 손실은 무지하여 초래하기에는 너무나도 크고, 더 이상을 잃을만한 사치조차 부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Yellow-rumped Flycatcher from Birdathon 2015

Yellow-rumped Flycatcher Ficedula zanthopygia 흰눈썹황금새 on the ground © Angela Choi

 

새들은 주어진 서식지의 건강을 가장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중요한 생물학적 척도입니다. 새들이 살기 좋은 환경은 그들의 먹잇감인 여러 동식물이 풍부하다는 의미이며, 또한 그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상위 동물들도 살 수 있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새의 보존 활동은 보다 상징적인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의 보존은 모두의 환경의 보존이며, 더 나아가서 결정적으로 우리 인간들이 살 수 있고, 살고 싶은 터를 마련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답게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새들은 인류 역사가 태동하던 시기부터 끝없는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들과의 공존을 위한 관심과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다른 활동가분들을 후원해주신 여러분들께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 소식과 유익한 콘텐츠를 가지고 또 찾아뵙겠습니다.

2015 탐조마라톤 관찰종 목록 [링크]

 

최수연 (Ms. Angela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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