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Archives: 03/12/2022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 보전관광, 11월 26 – 27

Leslie Hurteau (and Lee Su-Young)

11월 26일과 27일 주말 동안, 경기도 연천군의 적극적인 후원 속에 새와 생명의 터 행사가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열렸다. 이버드eBird,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 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한스자이델재단 Hanns Seidel Foundation, 그리고 새와 생명의 터 Birds Korea(새로 결성된 연천지회 회원들 포함)에 소속된 이들이 함께했다. 여행의 우선적인 목표는 연천군의 보전관광을 증진하는 것이었다. 연천군은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접경 지역이다. 이곳은 (적어도) 지난 몇 해 동안 집중적인 조사가 이루어져, 다양한 (철새 및 텃새) 조류, 양서류, 포유류에게 국제적으로 중요한 서식지임이 밝혀졌다. 

주말 일정을 함께한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독특한 지역 가운데 한 곳인 연천군에 비슷한 관심과 목표를 두고 있는 다양한 단체 관계자들,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 담당자 유미연 박사(앞줄에서 연천군에 관한 보고서를 들고 있음), 새와 생명의 터 연천 대표 백승광 님(뒷줄 오른쪽)이다. © 이수영

여행 시작은 CCZ 인근이었다. 모두 모인 이들이 짧게 소개를 나눈 뒤 강변에서 잠깐 야생 생물을 관찰했다. 몇 분 되지도 않아 낭비둘기가 날아다니고, 강물에서 호사비오리가 헤엄치고, 두루미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무척 희귀하고 특정 지역에 분포하는 종들을 한곳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니, 이곳은 한반도 생물다양성에 있어 중요한 곳임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Red-crowned Crane Grus japonensis 두루미 © Leslie Hurteau

우리는 태풍전망대로 이동했다. 북한과 남한 사이의 임진강 지역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아래 강에서 노니는 두루미는 국경선이라는 인공 구조물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고 자유로이 움직였다.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 사람들도 이렇게 자유로이 다닐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태풍전망대를 내려와서는 강을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전망대에서 두루미와 여러 야생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아까보다 많은 호사비오리와 두루미(재두루미두루미 모두)가 강에 있었다. 관찰된 맹금류는 독수리, 새매, 말똥가리, 흰꼬리수리, 월동하는 검독수리를 들 수 있다.

CCZ 지역의 이버드 체크리스트를 볼 수 있는 링크는 여기here, 여기 here, 그리고 여기 here 이다.

일몰 전 임진강 조류 조사 © Leslie Hurteau

CCZ 지역에서는 기대만큼 많이 관찰하지 못했지만, 이날의 마지막 방문지는 아름다운 임진강 구간이었다. 월동하는 다양한 물새들, 그리고 텃새인 흰목물떼새의 훌륭한 서식지였다. 이 무대의 주인공은 단연 황오리 무리였다. 황오리 무리가 날아와 앉아 우는 소리를, 나는 충청북도에서 겨울에 들은 뒤로 처음 들었다. 잿빛개구리매 한 마리가 우리의 눈길을 끌려 했고, 참매 한 마리가 작은 새를 사냥했지만, 우리는 해가 질 때까지 황오리에게 홀딱 빠져 있었다.

이 임진강 구간의 이버드 체크리스트를 볼 수 있는 링크는 여기 here이다.

Ruddy Shelduck Tadorna ferruginea 황오리 © Leslie Hurteau
Rustic Bunting Emberiza rustica 쑥새 © Leslie Hurteau

우리 모두는 지역의 식당에서 직접 만든 두부와 버섯으로 만든 요리를 저녁 식사로 맛있게 먹었다. 그날은 감사하게도 연천군의 지원을 받아 깔끔한 리조트에서 숙박했다. 마셜 일리프 님(eBird 프로젝트 리더)이 이버드에 관해 매우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프리젠테이션을 해주었다. 이버드의 열혈 사용자인 나는 조류 데이터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미 알고 있지만, 생물 보전에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고 얼마나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새로이 인식하게 되었다. 

Greater White-fronted Goose Anser albifrons 쇠기러기 © Leslie Hurteau
Daurian Redstart Phoenicurus auroreus 딱새 © Leslie Hurteau

이튿날 아침은 임진강 곡류 지점인 호로고루에서 일찍 시작했다. 우리 모두는 밑에서 흘러가는 강을 관찰하며 흥미로운 조류를 탐색하고 있었다. 어느덧 멋진 일출이 천천히 강 전체를 밝혀 갔다. 가장 인상적인 조류는, 강가에 앉아 있던 흰꼬리수리와, 호사비오리, 검은등할미새, 흰목물떼새였고, 큰기러기, 큰부리큰기러기, 쇠기러기 무리들이 머리 위를 지나 인근 농경지로 날아갔다. 관찰 지점은 강물보다 높은 곳이어서 야생 생물에게 교란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을 만큼 거리가 가까웠다. 연천군 지역을 통틀어 향후 예상되는 관광의 핵심 장소로서 매우 훌륭한 탐조 장소로 여겨졌다.   

호로고루의 이버드 체크리스트를 볼 수 있는 링크는 여기 here이다.

Cinereous Vulture Aegypius monachus 독수리 © Leslie Hurteau

그다음이자 마지막 목적지로 갔다. 한낮 동안 인근 고대산의 산길을 걸었다. 이 걷기(뿐 아니라 이번 여행?)에서 가장 놀라운 장면은, 아직도 떠나지 않은 칡때까치를 덤불 속에서 본 것이었다. 이는 한국의 칡때까지 발견 기록에서 가장 늦은 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칡때까치는 일반적으로 여름에 번식하고, 5월부터 8월까지 (적합한 서식지라면) 매우 흔하게 관찰될 수 있는 종이다. 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길을 잃었나? 이상한 날씨 탓에 들르게 되었나? 아니면 이동이 늦어진 건가? 어떤 이유든 간에, 곧 한파가 닥칠 것이므로 칡때까치는 이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

너무도 늦은 Tiger Shrike (Lanius tigrinus 칡때까치) © Leslie Hurteau

한국에서는 극히 희귀할 가능성이 큰, 큰 매를 일행 가운데 세 사람이 목격했다.(몸통 아랫면이 희게 보이고 첫 번째 날갯깃 끝이 무척 검었다) –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모두 종을 식별할 만큼 충분히 볼 수는 없었다. 한편, 있음직한 철새 종이 대부분의 구간에서 관찰되었다. 어치, 오목눈이, 동고비, 그리고 겨울 철새인 멋쟁이, 쑥새, 양진이, 멧종다리 들이다. 이날 걸은 목적의 하나는 (몇 사람에게는) 들꿩을 보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꽤 흔한 새이지만, 위장술이 뛰어나 실제로 발견하기는 어렵다. 나일 무어스 박사가 잠깐 한 마리의 소리를 들었지만, 우리는 새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숲이 우거진 산길은 무척 아름다웠다. 손두부 식당에서 점심으로 맛있는 두부전골을 먹은 뒤 여행을 마무리했다.    

고대산의 이버드 체크리스트를 볼 수 있는 링크는 여기 here이다.

풍경이 아름다운 고대산의 임도, 연천군. © Leslie Hurteau

전반적으로, 이번 여정에 참여한 건 멋진 경험이었다. 특히, 비슷한 의식을 지닌 몇 단체들이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협력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단체에 감사드리며, 특히 이번 행사를 주최해 준 연천군의 남다른 호의에 감사드린다. 연천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은 보전해야 할 매우 특별한 지역이고, 보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멋진 이들이 있는 곳이다. 연천군의 미래가 펼쳐지는 모습, 보전관광이 한몫을 하는 모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한다.